부동산업계 "투기는 무슨 투기" 반문

(하남=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내달 7일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가는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경기도 하남시 미사지구의 부동산 투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사업지구에서의 부동산 투기 행위를 집중단속한다고 나섰지만, 하남시 현지에서는 투기를 목적으로 한 불법행위가 아직은 많지 않다.

지난 28일 오전 10시 보금자리주택 예정지구인 하남시 풍산동 박모씨 소유의 한 야산.

하남시청 공무원 100여 명과 하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20명이 이곳에 들이닥치더니 굴착기 2대로 비닐하우스와 조립식 건물들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원래 느티나무가 심어져 있던 이곳에는 언제부턴가 330㎡ 넓이의 비닐하우스 13개 동이 설치돼 검은색 가리개에 덮여 있었다.

또 비닐하우스 옆에는 사무실과 주거용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던 조립식 패널 건물 5개 동과 컨테이너 박스 1개 동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길에서 한참 떨어져 있어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은 이곳에서는 지난 13일 갑작스럽게 산을 깎는 공사가 시작됐고 며칠 뒤 비닐하우스 설치 공사가 진행됐다.

그러자 보금자리주택 사업시행자인 대한주택공사의 투기단속반이 이 모습을 보고 설치를 하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임야 소유주가 공사를 강행하자 불법건축물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을 하남시에 요청한 것이다.

하남시 풍산동 일대가 보금자리주택 사업지구로 선정되고 나서 보상금을 노린 투기행위가 우려된다는 말은 있었지만 실제로 보상금을 노린 불법행위를 단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정대집행을 한 하남시청 건축과 관계자는 "일부 언론과 정부에서 보금자리주택의 투기행위가 심각한 것처럼 얘기하지만 실제로 투기 움직임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청약통장 불법거래, 아파트 입주권 불법 전매 및 알선, 기획부동산의 투기행위도 드러나는 것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하남시는 미사지구의 그린벨트 해제가 고시되면 투기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고 녹지관리팀 공무원과 청경 등 13명을 특별단속에 투입할 예정이다.

풍산동 S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서울의 세곡.우면지구에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남 풍산동 미사지구에는 떴다방이 떴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보금자리주택에 투기가 극성이라는 것은 일부 언론이 앞서가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또 풍산동 D부동산컨설팅 관계자도 "'청약통장 거래를 할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한 번 온 적이 있지만 우리는 그런 거 안 한다고 했다"면서 "아파트 분양을 받고도 5년에서 10년이 지나야 소유권이 넘어오는데 수수료를 얼마나 받겠다고 그런 위험한 짓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린벨트를 풀어놓고 보금자리주택 사업지구로 지정을 했어야 하는데 거꾸로 됐다. 땅을 묶어놔 사러 오는 사람도 없는데 투기는 무슨 투기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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