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출입국관리소 특별사법경찰관들이 공장에 들이닥쳤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옆 회사와 한 건물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불법체류 노동자 13명이 잡혀갔다. 그 뒤 인력 보충이 안 돼 두 회사 모두 문을 닫고 있다.” 고 A회사 사장은 말했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불법체류 노동자 단속 강도가 몇 배로 세지고 있다. 지난 달 12일 법무부와 경찰은 처음으로 합동작전을 펼쳐 마석 가구공단과 경기 연천군 청산공장 등 경기도 일원에서 불법체류 노동자 130여 명을 붙잡았다.
최근의 흐름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각계각층에서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이들을 직원으로 고용하다 적발된 경기 북부의 영세 사업장들은 줄줄이 공장 문을 닫고 있다. 어떻게든 견뎌 내려는 이들은 요즘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있다.  “얼마나 더 견딜 수 있을까?” 
연말로 접어들면서 강화된 불법체류 노동자 단속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각계각층에서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이들을 직원으로 고용하다 적발된 경기 북부의 영세 사업장들은 줄줄이 공장 문을 닫고 있다.
A회사는 청바지를 세탁해 납품하고 있었다. 한국의 청바지는 유일하게 중국에 시장을 안 뺏기고 있는 효자 상품이다. 동대문 등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원단을 떼다 봉제하고 세탁해서 유통하게 되는데 세탁하는 공장은 주로 포천의 가산이나 양주에 밀집해있다.
“세탁하기 전에 일일이 한사람씩 청바지에 붙어 실밥을 뜯고 따고 한다. 당연히 사람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불법인줄 알지만 인건비가 싼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게 됐다”고 사장은 말했다. 
시장 수요가 많을 때는 120명 정도가 작업했다. 작년만 해도 불법체류 노동자는 80%이상이었다. 그러나 올해 단속이 심해지면서 많이 떠났다.
납품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국인들을 추가 고용하자 인건비 때문에 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청바지 가격을 올리게 됐다. 그러자 시장에서 중국제품에 밀리기 시작했고 주문은 뚝 떨어지고 말았다.   
다시 공장 문을 열기 위해 직원 모집 광고를 내고 있지만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더 영세한 B회사의 경우도 불법체류 노동자 적발 후 힘겹게 공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여름, 조를 나눠 점심밥을 먹었다. 수출에 맞추려면 한시라도 기계를 멈출 수 없기 때문이었다. 주야 2교대로도 시간이 모자랐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가 흘렀다. 갑자기 티셔츠 입은 5명의 남자들이 들이닥쳤다. 한 사람이 문을 봉쇄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한참 일하고 있던 불법체류 노동자 2명에게 수갑을 채웠다. 야간작업을 마치고 아침 8시에 잠자리에 든 또 한 명의 외국인도 수갑이 채워진 채  끌려 나왔다”고 공장장은 말했다. 
다음 날 신정동의 출입국 관리소 심사과로 출두하라는 전화가 왔다. 부랴부랴 달려간 사장은 담당 공무원에게 수출 송장을 보여주며 출하일을 못 맞추면 타격이 크니 숙련도 높은 한 사람만이라도 빼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전례가 없다고 일축 당했다. 그 자리에서 총 600만원의 벌금 고지서를 받았다.
그 동안은 공장장이 함께하는 주간조와 사장이 함께하는 야간조로 5인 2교대 체제였다. 수출품이므로 아무나 쓸 수 도 없었다. 결국 사장이 새벽 4시에 기계를 돌리고 일을 시작하면 공장장이 8시에 출근해 두 사람이 함께 일하고 밤 10시에 기계를 멈추기로 했다. 
“일요일도 없이 한 달을 일해 겨우 수출양의 70%를 맞출 수 있었다. 모자란 30%는 원청업체가 대구 공장에서 조달했다. 출하가 완료된 후 빌렸던 30%의 물건은 추가로 만들어 돌려 줬다. 하지만 본사로부터 30%의 물건 값을 받지는 못했다. 요구할 수도 없다”고 사장은 말했다.      
지금 B회사는 60대의 한국인 직원 1명을 고용해 일을 가르치며 12시간만 일하고 있다.
대한성공회 포천 나눔의 집 이종민 신부는 “현 정부가 올해 초 밝혔던 미등록 외국인 2만 명 강제추방 목표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고 있다”고 말하며 “현 정부의 시각에 근본적인 문제 있다. 우리가 다문화 사회로 들어섰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의정부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최근 집중단속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2만 명을 맞추기 위해 지역마다 목표 숫자를 할당했다는 소문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법무부는 2007년을 법질서 확립의 해로 선언하고  “기분 좋은 기본”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국민들에게 국가경쟁력정진과제를 직접 물었다. 그 결과 1위로 올라온 것이 불법체류 외국인 문제 해결이었다.
“이를 반영해 법무부는 올해 법질서 확립정책 1번 과제로 불법체류 외국인 문제 해결을 설정했다. 실천과제는 불법체류 외국인을 20%대로 감소시키는 것이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전국적으로 합법체류 노동자는 110만여 명이고 불법체류 노동자는 22만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기북부 불법체류자는 대략 52,00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까지는 집중단속 원칙을 가지고 있다. 내년 방침은 상부에서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사회부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