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중소기업의 기술유출 피해를 보호하는데 정부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주재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중소기업의 기술유출 피해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기술보호 역량이 취약하고 사전 중재ㆍ조정시스템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중소기업에 기술유출 대응 매뉴얼을 보급하고 기술유출 분쟁조정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말콤 글래드웰의 '약자의 역설(The Underdog Advantage)'을 소개하며 "어떤 분야에서 승리하는 기업은 1등 기업이 아니라 절실하게 노력한 후발업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폰을 만든 '애플'과 세계 최대 숙박업소인 힐튼을 위협할 만큼 급부상한 '에어비앤비'도 처음엔 후발주자였으나 약자의 전략을 내세워 끊임없는 노력과 모방으로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상대적 약자인 우리 중소기업들도 시장의 승자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며 "정부가 중소기업 발전의 '도약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경제상황에 대해 "최근 우리 경제는 온기와 냉기가 공존하는 온돌방과 비슷하다"면서 "대외수입 수요가 줄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성장 전망을 내리는 등 냉기가 가시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 포린폴리시가 한국을 '세계적 불황 속의 승자'로 지목했고, 그랜드 소튼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역동성지수'에서 한국이 주요 20개국(G20)과 아시아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온돌방은 불을 때고 외풍을 막으면 냉기가 사라지고 온기가 가득해진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경제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위기의 먹구름이 걷히면 빨리, 그리고 튼튼히 성장할 수 있도록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성장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등 '새로운 성공방정식'의 해법을 꾸준히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이날 안건인 '녹색기후기금(GCF)'과 관련해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GCF 사무국을 유치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노력해왔다"며 "마지막까지 온 힘을 기울여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전통시장' 대책에 대해선 "지난 추석명절 당시 현장 방문에서 나온 건의사항을 바탕으로 현실성 있는 방안들을 담았다"며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함께 관계부처도 전통시장이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정복 기자  jungbok1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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