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해를 따라 빠른 속도로 북상중인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 역대 손꼽히는 강풍을 몰아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16분 전남 완도에서 초속 51.9ｍ의 순간 최대풍속이 기록됐다.

풍속이 30ｍ면 허술한 집이 무너지고 35ｍ일 땐 기차가 넘어질 수 있다. 초속 40ｍ의 강풍은 사람은 물론 커다란 바위까지 날려버릴 수 있는 위력이다.

이날 아침 완도에 분 바람을 시속으로 환산하면 186.5㎞다.

태풍과 관련한 각종 집계가 시작된 1937년 이래 이보다 더 센 바람을 몰고 온 태풍은 네 개밖에 없다.

역대 가장 바람이 강한 태풍은 2003년 '매미(MAEMI)'다. 당시 제주에 순간 최대풍속 60.0ｍ의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2000년 태풍 '프라피룬(PRAPIROON)'은 흑산도에 초속 58.3ｍ의 강풍을 불러일으켰다.

2002년 '루사(RUSA)' 때 제주 고산에 분 초속 56.7ｍ의 바람이 세 번째로 강했다. 2007년 '나리(NARI)'도 울릉도에 초속 52.4ｍ 초강풍을 몰고 왔다.

유인관측 기준으로 역대 가장 센 바람은 2006년 10월23일 속초에서 기록된 초속 63.7ｍ다. 그러나 이 바람은 태풍이 아닌 지형적인 원인으로 불었다.

이날 오전 6시30분 광주 무등봉의 무인기상관측장비(AWS)에서는 매미의 기록에 근접한 순간 최대풍속 59.5ｍ의 바람이 잡혔다. 그러나 관측자료가 축적된 기상대나 관측소가 아니어서 극값 또는 과거 태풍과의 비교 기준으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볼라벤이 이제 막 서해에 진입한 단계인데도 이미 곳곳에서 역대 기록이 경신됐다.

고창(34.8ｍ/s), 순천(31.5ｍ/s), 진도(43.6ｍ/s), 천안(24.6ｍ/s) 등은 각 지점에서 관측이 시작된 이래 바람이 가장 셌다.

볼라벤은 최대풍속 40ｍ 안팎의 강도를 유지한 채 이날 저녁까지 서해안과 100㎞가량 거리를 두고 똑바로 북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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