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가 지난 23일 발표한 부평구 환경보전 중장기 계획 중 토양 분야에서 몇 가지 조사 항목을 뺀 것과 관련해, 예산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발뺌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부평구청 안에서도 예산 부족은 핑곗거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평구 환경위생과는 지난해 환경보전 중장기 계획 사업 수립 예산으로 1억원을 반영했다. 하지만 계획을 맡을 용역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에서 예산이 1천400여 만원 깎여 실제 사업 예산이 8천552만원이됐다. 부평구 환경위생과는 토양분야의 조사항목 누락과 관련해 이같은 예산감소 사실을 근거로해서 "예산에 사업을 맞추다보니 조사에서 제외된 항목이 생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16가지 토양조사 항목에서 TCE(트리클로로에틸렌)와 PCE(테트라클로에틸렌)등 6가지를 뺀 이유는 평소 부평구가 자체 조사했을 때 검출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평구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사업을 하려면 1억원이 필요한데 8천500만원밖에 지원받지 못해 꼭 할 필요가 없는 항목은 조사에서 제외한 것이다"며 "환경부에서 16개 물질에 대한 조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권고사항일 뿐 지킬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평구 입찰 관련 부서 관계자는 "업체에서 사업 단가를 낮추는 것은 자신들이 내놓은 입찰 가격으로도 같은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며 "환경위생과에서 1억원이 아니면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떨어지는 입찰 가격 만큼 당초 사업 예산에 반영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평구 다른 관계자도 "사업을 진행하다가 예산이 부족하다해도 입찰액과 실제 예산의 차액 만큼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는데 담당부서에서 제대로 확보를 하지 못한 것이다"며 "처음 사업 계획을 세웠을 때부터 조사 항목에서 몇 가지를 제외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창균 인하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부교수는 "환경부는 토양조사를 할 때 16가지 조사항목을 충족하지 않으면 오염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고 본다"며 "부평구가 올해 안으로 부평미군부대 반환부지 주변지역을 조사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환경조사를 한다면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부평구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부평미군부대 경계지역등 10곳에서 토양과 수질, 대기등 10개분야에 대한 환경조사를 실시했으나, 이 가운데 유기인등 토양분야 6개항목의 성분조사를 하지않아 부실한 조사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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