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곡산장 제공

30도를 웃도는 폭염과 열대야 현상까지 이어지고 있는 요즘,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고 수박 한 조각을 베어 먹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네들 바램이지만, 그게 어디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인가. 이런 사정을 딱하게 생각해서인지 여름철에는 유독 공포영화가 홍수를 이룬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뿐. 이번 주는 간접 체험이 아닌 내가 직접 경험하는, 공포영화보다 더욱 무섭고, 심령사진보다 더욱 오들오들 떨리는 공포체험을 통해 무더위를 이겨보는 것도 뜻깊은 추억이 될 듯 싶다.


깊은 숲속에서 펼쳐지는 ‘귀신 축제’

■ 가평 귀곡산장

매년 7월15일부터 8월15일까지 귀신들의 축제가 열리는 곳.

예전 코미디 프로그램인 ‘귀곡산장’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 곳은 가평군 호명산 자락에 위치해 자연경관이 매우 뛰어나지만, 푹푹 찌는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특별한 이벤트가 유명하다.

이 곳은 귀신분장 퍼포먼스와 전시, 공연 등 다양한 공포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귀신으로 변신한 종업원을 만날 수도 있고, 자신이 직접 아기귀신과 소복귀신 등 다양한 귀신으로 변신할 수 도 있다.

특히 산장 곳곳에 귀신 분장을 하고 있는 마네킹과 기묘한 모양의 장식품들이 즐비, 해가 진 뒤 산장을 돌아다닐 때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전설의 고향’에서나 본 듯한 낡은 목조건물과 거미줄 쳐진 등불, 산장 곳곳에 자리한 귀신 모조품, 내부 인테리어부터 음산함이 물씬 풍겨 오른다.

하지만 귀곡산장의 가장 큰 스릴은 가공된 실내공간이 아닌 깊은 숲속에서 맛보는 오싹함이다.

늦은밤 꼬불꼬불한 산길과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거치는 귀곡산장 가는 길은 사방은 칠흙같은 어두움이요, 들리는 것은 거친 바람소리 뿐으로 귀곡산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차를 돌려버릴 지 모른다. 문의:귀곡산장 031)582-8789, 홈페이지 www.guigok.net


손전등만 들고 야간 동굴탐험 인기

■ 정선 ‘화암동굴’

늦은 밤 스산할 만큼 찬 바람이 부는 불꺼진 동굴에서 오싹한 귀신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강원도 정선군에 위치한 테마형 동굴인 화암동굴에서는 지난 24일부터 내달 22일까지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야간동굴 공포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일 오후 7시30분부터 자정까지 운영되는 화암동굴의 공포체험은 일제시대 때 천포광산 개발 당시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금을 캐다 사망한 광부귀신들이 구천을 떠돌다가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그 옛날 천포광산을 찾으면서 일어나는 헤프닝을 테마로 하고 있다.

동굴 내부의 조명을 모두 소등한 채 손전등 만을 이용해 동굴을 탐험하는 이 공포체험은 주간과 다르게 1시간 정도의 코스로, 1일 400명에 한해 5~7인 1개조를 구성해 실시한다.

지난 2007년 처음 시작돼 관광객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화암동굴 공포체험은 지난해 1만 여명의 공포탐험대가 코스를 무사히 마치고 복귀했다.

희망자는 정선군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www.jsimc.or.kr)를 통해 예약하면 되지만, 노약자나 임신부 등은 참여하기 어려우므로 참고 하자.

특히 화암동굴은 연평균 13℃로 사계절 동안 기온의 변화가 없고, 여름철에도 두꺼운 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서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