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의 한 고등학교 동문회가 인도차이나반도 라오스에 초등학교를 건립해주는 해외 원조사업을 벌이고 있다.

수원시를 비롯한 자치단체나 구호단체가 빈곤국 오지에 학교를 지어준 사례는 있으나 동문회 차원에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수원공업고등학교 동문회에 따르면 이 학교 동문회 대표단 3명은 지난달 8일 라오스 비엔티안도(道) 카시군(郡) 교육청을 방문해 후아이혹마을 초등학교 건축지원협약을 체결하고 기공식을 가졌다.

동문회는 앞으로 6천여㎡ 부지에 교실 5개와 교무실, 화장실, 세면대, 정문을 지어주고 운동장을 정비한 뒤 축구골대, 배구네트 등 체육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후아이혹 초등학교는 교실과 교무실이 목조 기둥에 갈대를 엮어 지붕과 벽을 막았고 화장실도 없는 상태다.

우기가 되면 운동장은 물바다가 되고 교실 바닥에도 물이 차 질척질척한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이런 교실을 콘크리트 골조, 블록 벽체,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꾸고 수세식 화장실을 새로 지어주게 된다. 이 정도면 라오스에서 최상급 환경의 학교가 된다는 것이 동문회의 설명이다.

공사는 현재 터다지기 공사를 마치고 골조를 세우는 단계로 오는 3월 마무리된다.
건축.토목.전기 분야에서 활동 중인 동문들이 봉사를 자처하면서 저비용에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설계는 건축사 심광진(6회 동문)씨가 맡았고 공사감독은 건설사를 운영하는 정연택(8회 동문)씨가 담당했다. 현지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는 교민 이수호(현지 유치원 운영)씨가 공사감독을 맡아 돕고 있다.

집행위원회도 이메일로 작업을 지시하며 공정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교문은 학생 안전을 위해 도로에서 3-4m 후퇴해 설치할 것'이라든가 '운동장 배수용흄관 규격은 강우량을 감안해 700mm 이상으로 설치할 것' 등 구체적인 내용이다.

예상되는 공사비는 5천여만원으로 모두 동문회 모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학교 건립 이외에 동문회는 학교에 보낼 책걸상, 학용품, 교구 구입비도 별도로 모아 전달하고 지속적으로 교육기자재 지원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라오스 학교 건립은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1회 동문 이윤희씨가 2002년 시작한 국가유공자 노후주택 개조 봉사활동이 모태가 됐다.

노후주택 개조봉사는 2007년 동문회가 참여하며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으로 전환됐고 이번엔 빈곤국까지 활동영역이 확장됐다.

라오스를 선택한 것은 동문회 한 임원이 라오스 생태환경 답사활동에 참가했다 열악한 환경을 목격한 것이 계기가 됐다.

총동문회 라오스 초등학교 건립 특별위원회 김정국 집행위원장(4회 동문)은 "지난해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며 해외원조국 지위에 오른 상황이어서 라오스 봉사가 국가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1971년 개교해 졸업생 2만1천891명을 배출한 수원공고는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의 모교이기도 하다. 동문회는 현지에 축구교실을 세우는 방안을 박 선수 측과 협의 중이다.

                                                                                                                     경기서부  배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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