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에는 자신을 희생해 사회를 훈훈하게 만드는 숨은 봉사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빠듯한 살림살이를 쪼개 그늘진 곳을 돌보는 이웃들을 볼 때마다 따뜻한 가슴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아직은 살만한 세상인가 보다.

홍성에서 봉사모임인 청로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철이씨(50)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채 사회봉사와 청소년 선도에 올인(?)한 드문 인물이다.

모든 사람에게 ‘철이 삼촌’으로 불리는 그에게 봉사는 매일 끼니때가 되면 밥을 먹듯 그저 일상생활에 불과하다.

그의 하루생활은 봉사로 시작해서 남을 위하는 일로 끝나며 머릿속에도 온통 어려운 이웃들과 청소년들의 얼굴만 가득히 담겨있다.

이 회장이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에 전념하게 된 계기는 우연하게 찾아왔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대전의 한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에 따라갔다가 뇌성마비 환자의 평화롭고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 홀로 사는 노인들이나 고아원, 장애인들을 찾아다니며 정성을 쏟은 것이 30년이 훌쩍 넘었네요.”

대구가 고향인 그는 지난 95년 용접 기술자로 홍성의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그냥 정착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외롭게 살아가는 독거노인들이나 양로원, 고아원 등 복지시설을 찾아 따뜻한 정을 나누는 일은 계속됐다. 오히려 잘못된 길을 걷거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청소년들을 돌보는 일이 추가됐다.

가출 청소년들을 찾아 전국을 누비기도 하고 폭력학생들을 선도해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가 하면 어렵게 학업에 정진하는 고등학생들에게는 기꺼이 월급을 나눠주기도 했다.

한때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보던 주민들도 이 회장의 한결같은 모습에 감동해 앞 다퉈 지원에 나설 정도로 신임을 한몸에 받고 있다.

“외지사람이 와서 양로원 등을 찾아다니고 청소년 선도에 나선다고 하니 주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가 없었겠지요. 그러나 개의치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봉사에만 전념했지요. 그러다보니 주민들도 내 마음을 받아 주더군요.”

이 회장은 5년 전부터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봉사활동과 청소년 선도에 전념하고 있다.

봉사단체인 청로회를 조직하고 비행을 저질렀거나 어려운 형편의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청로쉼터를 운영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하나둘 모여든 고등학생들을 주축으로 조직된 청로회는 4개 조직에 2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독거노인을 돌보거나 난치병 학생 돕기, 장애인 자원봉사 등 그들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무허가 건물에 마련된 청로쉼터는 가출이나 비행을 저질렀던 경험이 있는 같은 처지의 아이들끼리 편안하게 지내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서로를 선도토록 하고 있다.

대화를 통해 부모와의 벌어진 틈을 메워주고 봉사활동에 참여시켜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들이 많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기도 한다.

5년여동안 쉼터를 다녀간 청소년들만 400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지금은 각 학교에서 비행청소년을 선도해달라며 위탁해 올 정도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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